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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노뉴스 詩 한편> 김환식 작가 ‘우연처럼’

기자 입력 2026.10.15 07:34 수정 2026.10.15 07:34

‘상쾌한 출근, 통쾌한 퇴근 노뉴스와 함께!’
매일 향토작가 시(詩) 한편 소개

  

  <우연처럼>
  장목항에서
  출발
  남해를 톺았다
  여정은 포구마다 안부를 묻는 일이었다
  무인도를 지날 때면
  횃불을 치켜든 저녁노을이
  고만고만한 섬들 사이에서 술래잡기를 했다
  너를 보낸 후
  가슴은 수시로 생각을 후벼팠다
  그때마다 남해를 향해, 나는
  생각에 불을 지르려 달려 온 것이다
  갈매기들도 집으로 돌아가고
  인적 끊어진 방파제에 잠시 앉았다가
  어슴푸레 낯익은 뒷모습의 그림자 하나
  또, 우연처럼 만났다
 눈만 뜨면 입술에 달고 살던
  그때 그 이름들을, 이젠
  남몰래 속으로만 불러 보았다
  사무침도 오래 삭히면
  발효된 술맛처럼 향기로울 것이다
  그런 맛,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을까
  장목항은
  오늘도 화염에 휩싸였다

 <김환식 작가의 열 번째 시집 ‘맨발의 생각’作>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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